요즘 생각

생각없이 이렇게 살아도 될까?

모든 게 엉망이다. 몸과 마음도 모조리 무너졌다. 정상이 아니다. 아침이면 술 마신 걸 후회하고 오후가 되면 다시 술 생각으로 미쳐버리는 나. 내가 정상일 리 없다. 이제 짧은 글을 쓰는 일조차 힘들다. 생각이 정교하지 않으니 글도 잘 써질 리 없다.

지난 날을 돌이켜 보면 난 어릴 때부터 생각이란 걸 못 했던 것 같다. 뭔가 한 가지에 몰두하는 게 어려웠다. 잠시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딴 생각에 빠지거나 생각이 멈춰버리거나 둘 중 하나였다. 수학을 잘 못 하는 것도 그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생각은 어떻게 해야 하나 궁금했다. 생각은 우선  생각할 대상을 명확히 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가 헤맨 이유도 도무지 내가 뭘 고민해야 하는지 몰라서였던 것 같다. 그게 수학 문제이건 인생의 고민 거리건 먼저 뭘 생각해야 할지부터 확실하게 정하는 게 시작이다. 지금 나의 문제는 왜 글을 못 쓸까에 대한 것이며 그 원인이 사고 자체를 못 한다는 점에 있다는 거다. 따라서 어떻게 하면  생각을 잘 할수 있을까가 중요한 고민 대상이다.

왜 생각을 잘 못 하는 건데?

생각을 못 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하나 하나 따지면서 이야기를 이어가자. 나는 생각을 두려워하는가? 그렇다. 생각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니 생각 자체를 기피하게 된다. 또 내 생각이 하찮아서 남들이 비웃을까봐 피하는 것이기도 하다. 남들에게 내 생각을 말하는 것은 너무도 두렵다.

끈기가 없는 것도 문제다.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끈질기고 오래도록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사고를 해야 하는데 잠깐 하고 나면 금새 싫증이 나서 바로 다른 생각으로 넘어가 버린다. 생각이란 한 번 하면 문제가 풀릴 때가지 질기게 해야 하는데 난 그러지 못 했다.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다가 막히면 답을 보고 싶은 유혹을 좀체 참지 못 했다. 그러니 답에 이르는 과정은 언제나 건너뛰고 주어진 설명을 이해하는 걸로 만족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그러나 핵심은 오래 붙들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생각하는 거다. 그러다 번쩍 하고 생각의 혈이 뚫리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을 반복하다 보면 이제 생각의 오령이 생겨서 시간이 단축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정말 사고력이 증진되는데 나는 그러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총선이 궁금해

생각할 거리로 이번 총선을 보자. 나는 누구를 왜 뽑아야 하는지 말이다. 크게 지역구와 비례 의석이 있는데 나는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에 주기로 했다. 나는 조국혁신당 당원이다. 조국혁신당은 비례 의석만 냈으므로 비례는 당연히 조국혁신당에게 준다.

그런데 나는 왜 이 당을 지지하는가? 윤석열과 국민의힘이 집권한 지 2년이 다 돼 간다. 그간 무수히 많은 실정이 있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태원 참사, 부산 엑스포 유치 사기 사건, 채수근 상병 사망 등 수 없이 많은 실정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 일들에 어느 누구 하나 사과나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었다. 그저 말단 공무원 하나 잡아서 구속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무 일 없는듯 시간은 흘렀다.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 일상화 되었고 이런 정부 밑에서는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세상이 된 것이다. 난 그게 정말 두려웠다. 사실 나도 희생자들처럼 언제든 죽을 수 있는데 내가 국가로부터 어떤 보호도 받지 못 하고 어느 날 내가 국가의 폭력에 의해 압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무섭다. 더는 이런 정부를 지속하게 두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이들을 제대로 응징할 당을 찾게 되었다.

 

민주당은 침대 축구의 달인들만 모아 놓은 당인가

제1야당인 민주당은 그럴 의지도 능력도 없다. 이 새키들은 맨날 민생 타령이나 하고 자빠져 있다. 민생이 안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그 민생을 개판으로 만드는 정치를 바꿔야 민생도 나아지는데 이건 뭐 야당 대표란 새키가 맨날 민생이나 챙긴다고 헛소리 쳐지껄여대니 지가 무슨 집권 여당의 대표인가 아님 대통령인가? 실현도 못 할 정책 발표나 하는데 이건 헛웃음 나는 행보일 뿐이다.

윤석열이 깽판치면 야당 대표가 제일 앞에서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민을 이끌어야 한다. 이재명은 그 동안 무슨 모습이었던가? 윤석열이 대통령 되고 난 후 야당과 한 번도 대화를 하지 않는데도 빙충맞게 찍소리도 못 하고 있어 왔다. 사람들은 제발 윤석열이 싫다고 당신을 반대한다고 당당하게 말해주기를 바랬는데 이재명과 민주당은 너무도 얌전하게 세비만 받는 직딩 역할에 만족한 것 같았다. 이대로 가면 이번 총선도 솔직히 밍숭맹숭한 선거가 될 것이 뻔했다.

 

Chill Kill의 등장 조국혁신당

그런데 판이 뒤집혔다. 지난 5년간 검찰에 의해 집안이 도륙되고 2심 판결까지 유죄로 확정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창당을 했다. 이름하여 조국혁신당. 가슴이 뛰었다. 눈물이 났다. 그때 무력하게 당하던 조국 장관의 모습이 기억나면서 다시 그를 외면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무조건 도와야 하겠다는 마음만 들었다. 즉시 당에 가입했다.

근데 나 같은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삽시간에 당원이 불어나고 창당 한 달이 지난 지금 약 14만의 당원이 가입해 있다. 첨엔 측은지심이라 평론가들은 생각했다. 맞다. 나도 그냥 안 됐고 눈물나고 이번엔 뭐라도 해줘야지 하는 생각이었으니까. 시간이 지날 수록 사람들의 반응은 점차 측은지심에서 조국 대표의 용맹스러움과 결기에 열광하는 쪽으로 변해갔다. 그가 나타나는 곳마다 열성정인 지지자들이 몰려들었고 조국 대표의 연설은 사자후로 바뀌었다.

마침내 마지막 여론 조사 발표에서 조국혁신당은 비례 1위 정당을 차지했다. 대단한 기세였다. 갓 한 달 정도 된 정당이 제1야당인 민주당보다 월등히 높고 국민희힘도 제낀 지지를 받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조국 대표는 그러나 지금까지도 목표 의석수는 10석이라고 반복한다. 겸손이다. 국민은 그 겸손마저 사랑해서 몇 갑절로 돌려 줄 태세다.

참 신기한 게 내가 생각할 거리가 없고 할 줄 모른다고 봤는데 막상 조국혁신당 이야기를 하니 봇물 터지듯 말이 술술 나온다. 이건 내가 이 당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왜 지지하는지 어떻게 될지 등등.

이제 내일이면 9일이다. 딱 하루 전이다. 이미 대세는 결정되었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날아오는 운석을 보며 멸망을 예감하던 공룡들의 심정이라던 그 당 사람의 말처럼 망할 날만 기다리는 셈이다. 내 관심사는 조국혁신당이 20석을 얻는 것이다. 정당하게 교섭단체를 결성해서 당당히 국회에서 의정 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게 쉽지는 않다.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모두의 간절한 마음이 모인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는 꿈이다. 정말 선거가 이렇게 기다려지는 건 노무현 대통령 이후 첨이다. 간절히 바란다. 조국혁신당이 압도적인 표를 받게 되기를 절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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